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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픽션

여름을 삼킨 소녀/넬레노이하우스:스릴러 여왕의 색다른 소설

by __!!!! 2020. 9. 6.

여름을 삼킨 소녀(넬레 노이하우스, 2015)

 

 

Intro: 평점/간단 소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통해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진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책입니다.

당연히 타우누스 시리즈인 줄 알고 책을 폈는데, 수사반장님과 형사님이 나오지 않아서 당황했었는데요...

기대했던 범죄 수사 소설은 아니었지만 하루 만에 끝까지 읽었고, 순식간에 저의 토요일이 사라졌어요.

 

완독 날짜: 2020.09.05

 

1. 나만의 평점 : 4.5/5

 

2. 한줄평: 독일 미스터리 여왕으로 불리는 넬레 노이하우스의 또 다른 필력을 볼 수 있는 작품!

             스릴러를 삼킨 성장소설. 재밌다!

            

3. 간단 줄거리: 1990년대 미국 중서부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셰리든"이라는 소녀의 아프고 뜨거운 성장기를 보여준다. 성과 사랑에 눈을 뜨고, 가족에 대한 미스터리를 파해지면서 자신을 발견해 나가는 1인칭 소설.

 

 

지금부터는 Meflix가 쓰는 스포 가득 리뷰입니다.

책을 읽으실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시고,

완독 하신 후 저의 리뷰를 읽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여름을 삼킨 소녀 줄거리/결말/스포

 

15살, 소녀 셰리든

 

1994년.

인근 농장과 농가 주민을 모두 합쳐도 주민이 1500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마을.

네브래스카 주 북동쪽, 미국 옥수수 곡창지대로 가보자.

 

 

이곳에 사는 열다섯 살 소녀. "셰리든 그랜트"는 그랜트 집안의 막내딸이다.

그랜트 집안은 네브래스카에서 꽤 명망 있는 지주 집안이며

그녀는 세 살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이 집안에 입양되었다.

 

15살, 햇살같이 아름답지만 반항기를 지닌 소녀는 늘 자신을 싫어하는 "계모"에게서 구박을 받고

기독교가 요구하는 정절, 집에서 요구하는 집안일 등에 환멸을 느끼고

괜히 남자 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운다.

그러다 경찰에 잡혀 가기도 하는 등, 꽤나 혹독한 청소년기를 보내는 중이다.

 

하지만 그녀는 학교 성적도 훌륭하며 무엇보다 굉장한 목소리, 작곡 능력, 음악적 재능을 갖고 있다.

 

그런 그녀는 어느 날 고모할머니 집에서 몰래 가져온 책으로 인해 '성적 호기심'을 갖게 되고

이 책을 읽으며 삶의 진정한 추진력이 '성'은 아닐까 생각하며 청소년기의 호기심으로 꽤 대담한 일탈을 감행한다.

 

아버지 농장의 계절노동자, 학교의 인기남, 섹시한 작가(알고 보니 2학기에 문학교사로 부임해 온) 사람들과의 성적 경험을 하기도 하는데, 결국 이러한 그녀의 강박적 섹스에 대한 집착들은 

자신의 출생에 대한 풀리지 않는 궁금증들, 계모의 학대 등에 의한 환경적 영향이 컸던 것 같다.

 

 

출생의 비밀

 

그러던 어느 날, 셰리든은 폐허가 된 별장에서 "자신의 어머니"의 일기장을 발견한다.

그리고 자신의 계모가, 자신의 엄마의 언니. 즉 "친이모"라는 것을 알게 된다.

 

왜 집안사람들은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것일까?

 

결국 그녀가 찾아낸 사건의 전말-

그녀의 계부와 친엄마는 사랑하는 사이였다.

계부가 군에 파병된 동안, 친엄마는 아빠의 아이를 임신까지 하며 그를 애타게 기다렸으나,

우체국에서 일하던 이모(계모)는 아빠의 편지를 모두 빼돌리고

친엄마한테는 아빠가 다른 여자가 생긴 것으로.

아빠한테는 엄마가 다른 남자가 생겨 마을을 도망친 것으로. 

중간에서 꾸며서

결국 대저택, 대지주인 아빠와 자신이 결혼을 한 것.

 

셰리든의 친엄마는 그 후 독일에서 '셰리든'을 낳았지만 끔찍한 살인사건에 휘말려

목숨을 잃었고, 결국 그녀의 피붙이인 셰리든의 계모(이모)에게 연락이 닿았다.

처음에 이 악마 같은 계모는 그녀를 입양하지 않으려 했으나,

셰리든의 엄마를 너무나 사랑했던 계부가 "셰리든"을 데리고 와서 키우게 된 것이었다.

 

물론, "셰리든"은 아빠와 친엄마 사이의 딸은 아니다.

아빠와 친엄마 사이에는 셰리든에 앞서 아들이 있었으나, 이모(계모)는 이 아이를 어디론가 갖다 버렸다.

 

이 소설 속에 나오는 계모는 온갖 악행, 거짓말, 계략 등 정말 악의 화신이 따로 없다.

이 정도의 '악하기만 한' 캐릭터는 오랜만에 본다. 

 

 

17살,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17세가 된 셰리든. 2년 전, 사소한 말썽으로 경찰서에 잡혀가거나 아버지 어머니에게 여름 내내 벌을 받았었던 셰리든과는 여러모로 달라져 있다.

 

그런 그녀의 독백을 들어보자.

 

 

제리와 니콜러스는 나를 떠났고, 부모님은 나를 속였고,

크리스토퍼는 나를 이용했다. 성폭행을 당했고, 한 남자와 아기를 죽인 살인자가 되었다.

 

이런 죄를 지었으니 행복해질 자격이 없었다.

- 출처: 여름을 삼킨 소녀

 

2년간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녀는 여러 남자들과 성적 경험을 나눴고, 결국 그들에게 온전한 사랑을 받는 데는 실패했다.

 

급기야는 자신의 약점을 이용해 자신을 스토킹 하던 경찰관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그를 돌로 쳐 죽이고 만다.

(이 일은 자신을 도운 이웃 아저씨에 의해 없었던 일로 무마된다.)

 

하지만 4개월 후, 성폭행범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고 불법 낙태까지 감행한다.

 

이제 더 이상 열다섯, 순진하고 세상 모든 것에 흥미를 느끼는 소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텅 빈 그녀의 마음속에 들어온 또 한 명의 사람은,

 

이미 결혼까지 한 교회의 목사님이다.

 

그 목사님 또한 '셰리든'의 매력에 걷잡을 수 없이 끌리고, 둘은 서로를 너무 사랑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아슬아슬한 연애를 이어간다. (이때쯤 되니까. 이 아이의 위태로운 남자 선택이 더 스릴러스러움 ㅠ)

 

그녀는 결국, 이런 자신의 죄 많은 삶을 끊어내기 위해 이 작은 마을을 떠나 더 큰 도시로 떠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총평

 

이렇게 요약된 이야기로 보면, 좀 당황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름을 삼킨 소녀'라는 제목처럼 

자신의 욕망, 자신의 꿈을 온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셰리든'이라는 소녀를 보며

우리는 그녀를 '판단'하는 것을 멈추고 어느새 그녀의 삶을 응원하게 된다.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산 낡은 혼다 어코드를 타고 석양 속으로 사라지는 그녀의 모습을 상상하며

'셰리든은 이제 시작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는 미국 전역에 울려 퍼질 것이며

유명 가수가 되어 한 지미 펠런 쇼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담담하게 이야기할지도 모르겠다.

 

내 기준 좋은 소설은

소설을 읽고 있으면 내가 어디 있는지를 잠시 잊게 해 주는 '흡입력'이 있는 소설이다.

즉 나를 이 이불 밖으로 옮겨 다른 세상으로 떠나게 해주는 이야기!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나는 어느새 미국 중부 한 시골에 '셰리든'이 사는 마을 속, 그곳을 여행하고 있었다.

 

그것만으로 사소한 단점은 다 잊을 만큼 내 기준 좋은 소설! 

묘사가 너무 생생하고 여주의 매력이 너무 독보적이라 영화로 만들어져도 너무 재밌을 것 같다.

 

데미안의 여자버전인가 싶기도 했고, '나의 눈부신 친구'도 생각나는 소설이다.

그리고 번역이 특히나 좋다 싶었는데,

내 최애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번역한 '전은경'님의 번역이었다.(손뼉 쳐 드린다!! 짝짝짝!)

 

여기까지가 주말 내 읽은 좋은 소설 한 권.이다.

 

지금은 '그 환자'라는 흥미로운 소설을 읽고 있는데, 이것도 완전 흥미진진.

 

※비하인드: 이 소설은 넬레 노이하우스가, 자신의 스릴러 소설로 쌓은 명성에서 벗어나,
좀 더 색다른 이야기를 쓰고 싶어서 자신의 처녀 적 이름으로 발표한 소설이라고 한다. 
타고난 이야기꾼이어라...!!!!

 

 

Cf. 역시나 호기심에 찾아보는 다른 나라에 출판된 책 표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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