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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픽션

클라라와 태양-가즈오 이시구로(줄거리/결말/서평): 로봇의 마음, 만약 그런것이 존재한다면?

by __!!!! 2021. 7. 19.

클라라와 태양-가즈오 이시구로

 

안녕하세요, 미플릭스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책 리뷰를 하나 써 볼까 하는데요. 요즘은 쓰는 것보다 읽는 게 훨씬 행복해서 정말 미친 듯이 읽다 보니 블로그가 오랫동안 조용했네요;

'노벨상 수상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신작, <클라라와 태양>인데요. 민음사에서 열심히 마케팅을 한 덕분에 여기저기서 이 주황색 표지 많이 보셨을 거예요^^ 저 역시 민음사 TV 애청자라 진작부터 읽고 싶었고, 기대도 많이 한 작품인데요. 간단한 줄거리와 결말, 그리고 서평을 한번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1.  나만의 평점: 5.0/5.0(추천 99%, 언제나 1프로의 다른 생각은 있는 법이니까요)

 

2. 간단 소개 

가즈오 이시구로가 노벨상 수상 이후, 처음으로 발표하는 장편으로 화제를 모았다. 가즈오 이시구로는 일본계 영국작가.(사실상 이름처럼 일본 작가는 아님) 이 소설은 인공지능 로봇 '클라라'와 한 소녀 '조시'의 이야기로 출간 즉시 언론의 격찬과 독자들의 찬사를 받았고 소니 픽처스가 영화화 판권을 획득하여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클라라와 태양 줄거리/결말(스포주의)

클라라는 보통의 AF(atificial friend)와는 조금 다른 면을 가진 인공지능 로봇이다. 주변을 관찰하는 시선이 독특하고 좋은 눈을 갖고 있으며 다른 사람의 감정에 대해 좀 더 예민하다. 자신을 데려가 줄 사람 친구를 기다리며 바깥을 관찰하는 클라라.

 

매니저에 의해 어느 날엔 쇼윈도 잘 보이는 곳에 진열되기도, 다른 날엔 가게 구석에 자리 잡기도 한다. 새로 나온 3세대에 비해 스펙이 조금 낮지만, 나름의 매력으로 손님들의 눈길을 끄는 클라라.

 

그런 클라라의 마음속에 들어온 것은 다소 병약해 보이는 소녀 '조시'다. 그녀 역시 '클라라'에게 한눈에 반해 클라라를 꼭 데려올 것이라 약속하지만 한동안 그 약속은 꿈처럼 흐릿하게 클라라에게만 남아 있다.

그러다 다시 돌아온 조시는 약속을 지켜 클라라를 데려가고, 그들은 친구가 된다. 하지만 중병을 않고 살아가는 듯한 조시. 알고 보니 조시가 살고 있는 시대는 유전적으로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 발달되어 있고 이 시술을 받은 이후 조시의 몸은 병을 얻은 것.

(cf. 사실 조시의 언니는 심지어... 세상을 이미 떠남.) 

클라라는 늘, 조시의 곁에서 가장 친한 친구로, 혹은 그저 주변인으로 그림자처럼 존재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에너지를 주는 태양을 보며 조시를 낫게 해 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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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가 가게에 있던 시절, 죽은 줄 알았던 노숙자와 개가 태양빛을 받으며 살아나는 것을 보고 클라라는 '태양'에 그런 회생의 힘이 있음을 믿게 된다.

 

그리고, 조시의 방에서 '넘어가는 해'가 보이는데, 그 해는 근처 헛간으로 스며들어 서서히 사라지는데, 클라라는 그곳에서 '해님'을 만나 조시의 병을 낫게 해 줄 대화를 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클라라는 이런 간절함으로 해와 협상(?)을 시도한다.

한편, 이미 큰 딸을 잃어본 조시의 엄마 역시 조시의 죽음에 대해 자신만의 방법을 찾고 있었다. '조시'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낸 것이다. 조시의 쾌유를 비는 클라라와 혹시나 있을지 모를 조시의 죽음을 비는 조시의 엄마.(약간의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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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시가 종종 시내로 나가 작업하는 전문가에게 의뢰한 '초상화'는 사실 조시의 외적인 모든 것을 포착하는 작업이며 만약 조시가 죽어 버리면 '클라라'가 조시의 외형에 들어가 그동안 조시에 대해 관찰하고 모은 것을 바탕으로 '조시'를 이어가는 것이다.

 

p.304

"이걸 알아야 해요. 새로운 조시는 모조품이 아니에요. 진짜 조시가 될 거예요. 조시가 계속 이어지는 거라고요."

"나더러 그걸 믿으라고요? 당신은 믿어요?"

"물론 믿죠. 진심으로 믿어요. 클라라가 저 안에 들어가서 본 건 아주 잘한 일이에요. 클라라도 우리와 함께해야 하니까. 이미 오래전부터 그랬어야 하죠. 그 차이를 만드는 게 클라라니까. 이번에는 지난번하고 아주 절대적으로 다를 겁니다. 믿음을 가져야 해요. 크리시. 지금 와서 마음 약해지지 말고요."

하지만, 클라라의 믿음이 더 강했던 걸까. 몹시 아팠던 어느 날, 방안 가득 들어온 태양빛을 받은 후 기적처럼 완쾌된 조시. 다행스럽게도 클라라는 더 이상 조시가 될 필요가 없고 조시는 건강한 몸으로 대학으로 떠날 수 있게 된다.

 

새로운 세상을 향해 떠나는 조시를 마중 나온 클라라. 이제 조시는 더 이상 클라라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몇 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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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들이 모여있는 어느 한구석에서 태양을 바라보고 있는 클라라. 그런 클라라를 알아보며 반가워하는 목소리는 클라라의 가게 매니저다. 언젠가 한 번은 꼭 클라라를 만나고 싶었다는 매니저님은 클라라가 참 특별한 AF였었다고. 칭찬하며 클라라에게 조시와의 생활이 어떠했는지 묻는다.

 

너무나 행복했다고 과거를 떠올리는 클라라. 클라라는 조시에게 가기 전처럼 그렇게 태양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달라진 것은 이제 클라라에게 '조시'와의 기억이 있다는 것! 

 

클라라와 태양 서평/총평

사실 이 소설은 그다지 '친절'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풀어낸 것도 어쩌면 다소 오류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행간의 여백을 더듬어가며 읽는데 그것이 답답하지 않고 오히려 소음이 가득한 곳에서 혼자 이어 플러그를 끼고 있는 듯한 약간의 먹먹함과 고요함을 선사합니다.

 

'클라라'는 정말 문학사에 있어 '역대급 캐릭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인간처럼 '슬프다'혹은 '억울하다'같이 나타내지는 않지만, 그게 더 먹먹하게 느껴지는 거죠. 작가가 이 소설을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바친다고 했는데, 클라라가 '엄마'라는 존재를 상징한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문장은 간결하고 이야기는 아름답습니다. 책을 읽어갈수록 햇빛이 만들어내는 무늬들에 괜히 신경이 쓰이기 시작합니다. 특별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햇살에 특별한 에너지가 있는 건 말하지 않아도 당연한 일인데, 오늘 깨닫게 된 특별한 비밀처럼 느껴졌습니다.

먹먹한 여운이 오래 남을 것 같은 책입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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