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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픽션

머스코카 별장의 시체 상자: 밀리의 서재 홀로코스트/실화바탕 소설 서평

by __!!!! 2021. 4. 6.

머스코카 별장의 시체 상자 (레버러 버디 시 레비슨 저, 김희주 옮김)

안녕하세요, 미플릭스입니다. 오랜만에 독서 서평을 써 보려고 하는데요. 추리 스릴러인 줄 알았다가, 슬프고 리얼한 역사를 담은 홀로코스트 문학이라는 것을 알고 오히려 자세를 고쳐 앉아 며칠 동안 읽었던 소설입니다. 

작가의 이력이 굉장히 특이한데요. 저자인 레버로 버디 시 레비슨은 영국을 대표하는 미술 사학자이자, 박물관계의 스타입니다. 작가는  나치 치하 홀로코스트를 겪으며 헝가리를 탈출한 이민자 부모님의 이야기와 실제 일어난 살인사건을 소설로 써냈는데요.

 

'머스코카'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지역명으로 작가의 별장이 있는 곳이며, 소설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합니다. 어떤 이야기인지 좀 더 자세히 풀어 볼게요!

 

1. 나만의 평점: 4.3/5

 

2. 간단 줄거리

나치 대학살에서 겨우 살아남아 헝가리에서 캐나다로 이주한, 유대인 노부부와 그 가족의 이야기. 노부부의 딸이 화자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어느 날, 이 가족의 별장 지하에서 한 여자의 시체가 들어있는 상자가 발견된다. 화자인 '데비'는 어린 시절 자신에게 평안을 주었던 이 소중한 별장이 범죄현장이 된 것에 좌절하는데!

 

놀랍게도 이렇게 시체가 발견된 별장은 그녀로 하여금 자신의 부모가 겪었던 홀로코스트에 대한 기억과 역사를 되짚어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현재 시점 일어난 한 젊은 여성의 살인사건'과 '부모님의 과거'가 번갈아가며 제시되는 이 소설은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두 가지의 사건을 교묘한 방법으로 엮어 나가며 우리에게 '폭력'과 '피해자들의 고통'에 대해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머스코카 별장의 시체 상자 줄거리

캐나다를 떠나 미국으로 이주해 코네티컷에서 살고 있는 데비는 어느 날 오빠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는다. 그들의 별장 지하에서 '시체 상자'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데비의 어린 시절 안식처이자, 지금도 조국의 가장 따뜻한 공간인 그곳이 잔인한 범죄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데비는 큰 충격을 받는다.

 

별장이 불러온 그녀의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들! 어릴 때부터 데비를 유난히 과보호하며 양육했던 부모님은 친구들의 부모님과는 달랐다.

캐나다 머스코카.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별장 사진은 왠지 책을 읽으며 떠오르며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을 가지고 왔다.

그들의 나라를 떠나온 지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어색한 억양, 고집스러운 생활방식과 몸에 밴 근검절약 등. 데비는 점점 커가면서 부모님의 과거사에 대해 알아가며 부모님들 더 사랑하고, 그분들에게 강한 연민을 느낀다.

 

소설은 '실화'에 바탕을 둔 나치로부터의 유대인 핍박, 대량학살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으며, 대부분의 홀로코스트의 문학이 그러하듯 비현실적인 재앙은 읽으면서도 믿기지 않게 참혹하다.

홀로코스트 관련 사진

한편, 시체 상자 속 피해자는 32세의 젊은 여성 '사만다'로 밝혀졌다. 어렸을 적부터 너무나 아름다웠던 사만다는 너무나 예쁘고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지나 점점 '마약'이나 어둠의 세계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10대의 나이로 첫 번째 아이를 낳았고, 몇 번의 연애를 했다. 그녀는 엄마가 되면서 좀 더 책임감 있게 살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그녀가 한번 발들인 세계로 다시 빠져버리기 일수였다.

 

그녀가 사라지기 직전 마지막으로 함께 살았던 남자는 그녀가 낳은 아이의 아빠 이기도 했다. 조사 결과 그녀는 발견된 날로부터 몇 년 전 이미 살해당한 상태였고, 용의자는 마지막으로 동거했던 그 남자였다. 

 

둔기에 의한 살인과 토막 시체 유기. 자신의 범행을 끝까지 부인한 용의자는 수많은 증거로 인해 가석방 없는 무기 징역을 선고받았다.

 

머스코카 별장의 시체 상자 서평

사실 줄거리를 다 알고 봐도 될 만큼, '이야기의 흥미도'가 주가 되는 소설은 아닙니다. 그저 우리가 잊고 살다가 문득 떠올리는 그 시절 일어났던 잔혹한 대학살, 그리고 지금도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끔찍한 폭력과 살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애초에 스펙터클 하거나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을 쓰려고 했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자신의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일어난 끔찍한 일들. 그리고 가장 안락하다고 느낀 공간에서 발견된 끔찍한 시체를 보면서 이를 글로, 세상에 남기고 많은 이들이 좀 더 생각해 봐주길 바란 것은 아니었을까요?

 

홀로코스트 작품은 영화이건 책이건 몇 년에 한 번씩은 꼭 만나게 되는 것 같은데, 늘 처음 알게 된 그날처럼 마음이 아프네요. 유튜브에서 '안네 프랭크의 집'을 찾아보았는데, 제대로 된 콘텐츠가 없더군요.. 아쉽.

작가의 필력이 워낙에 괜찮아서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시는 분들이라면 시작해 보셔도 괜찮은 작품입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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