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하이웨이 (에이모 토울스, 2022)
안녕하세요,미플릭스 입니다. 오늘은 '모스크바의 신사' '우아한 연인'으로 이미 한국에도 유명해진 작가의 신작, 링컨 하이웨이의 리뷰를 써 보려고 합니다. 전작인 두 권이 워낙에 대단하기도 했기에 이번 신간은 나오자마자 바로 구입했었는데요.
여름쯤 사두었는데, 일상에 바빠서 ㅠㅠ 가을이 되어서야 완독 하게 되었네요. 모스크바의 신사나 우아한 연인 역시 꽤 두꺼웠는데, 술술 읽힌 반면, 이 책은 중반부까지는 진도가 잘 나가지 않더라고요. 이번 책의 분량도 800페이지 정도 됩니다.
1. 나만의 평점: 8.5/10.0(전작들이 좀 더 재밌긴 했어요. 하지만 좋았음.)
2. 모두의 평점: 알라딘 9.2/10 , 교보 4/5
3. 간단 소개: 1954년, 과실 치사로 소년원에 수감 중이던 에밋 왓슨은 아버지의 죽음으로 조기 퇴소하여 중부 네브래스카의 집으로 돌아온다. 에밋은 열여덟 살로, 여덟 살의 동생 빌리를 책임져야 하며 자신에게는 연푸른색 랜드크루저 한대, 아버지가 남긴 약간의 돈과 빚이 있다.
하지만 동생 빌리를 데리고 남부 텍사스에서의 새로운 삶을 계획하는 에밋 앞에 소년원에서 함께 있었던 동료 '더치스'와 '울리'가 나타나는 계획하지 못한 일이 벌어진다.
이들의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어디론가 데려가기 원하고(완전 동상이몽) 동생 빌리는 엄마가 자신들을 두고 간 것으로 추측되는 링컨 하이웨이를 따라 샌프란시스코에 가기 원한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제목에서 암시하듯 '링컨 하이웨이'를 횡단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이유로 '뉴욕'에 가게 되고, 다양한 인물들과 엮이며 단 10일 동안 벌어진 일을 다루고 있다.
작가는 인터뷰에서 이야기를 쓸 때, 애초에 자신은 거의 모든 얼개를 다 짜 놓고 시작한다고 한다. (최소 1년이 걸린다고) 그렇기에 10일간의 이 이야기는 치밀한 구성과 탄탄한 캐릭터가 빛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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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하이웨이 주요 등장인물
두 명의 형제, 에밋과 빌리
에밋은 동네 청년과 시비가 붙어 다툼 끝에, 상대방을 죽여 버렸고, 과실치사로 소년원에 다녀왔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동생 빌리와 둘만 남은 에밋은 처음에는 발전 가능성이 있는 남부 텍사스에 정착하려 하지만,
동생이 엄마가 링컨 하이웨이를 따라가 자신들을 버리고 정착한 곳으로 짐작되는 '샌프란시스코'에 가기를 원하기에 에밋은 결국 그렇게 하기로 한다.
소년원 동료 더치와 울리
삼류 배우였던 아버지에게 버림받아 고아원에서 자라게 된 더치, 심지어 그가 소년원에 가게 된 이유도 누명을 썼기 때문인데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꼬여 버린 전형적인 인생을 보는 것 같다.
울리는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정신과 마음이 다소 아프다.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자신의 몫인 할아버지의 유산을 더치와 나누기로 하고 소년원을 탈출해 에밋의 집으로 간다. 에밋을 설득해 함께 그 유산을 나눠 갖기 위해서다.
링컨 하이웨이 줄거리/결말
에이모 토울스의 소설은 줄거리나 결말이 중요한 소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 캐릭터의 힘이 모여 만든 분위기, 그리고 그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들이 주가 되는 소설이다.
그럼에도 간단히 얘기하자면, 위의 네 명의 등장인물은 각자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다. 에밋과 빌리는 링컨 하이웨이를 따라 엄마가 있는 샌프란시스코를 가기 원하고, 더치와 울리는 할아버지의 유산이 숨겨져 있는 금고를 찾으러 뉴욕 근교의 별장에 가기 원한다. (물론 울리의 목적은 돈이 아니지만, 그건 나중에 밝혀진다.)
에밋은 더치와 울리를 버스 정류장까지만 데려다주고 자신들이 갈 길을 가려 하지만, 더치는 모두를 속이고, 에밋의 차를 훔쳐서(본인 말로는 빌려서) 뉴욕으로 향한다.
이에 자신의 차를 되찾기 위해 에밋과 빌리는 빈털터리인 채로 화물기차에 몰래 올라타 뉴욕으로 가게 된다. 조숙하고 똑똑하며 심오한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8살 꼬마 빌리는 그곳에서 한 성직자에게 강도를 당할 뻔 하지만, '율리시스'가 그를 구한다.
율리시스는 전직 군인으로 자신의 신념으로 자신의 부인이 말리는 전쟁에 참전했고, 그 이후 부인과 아들은 잠적했다. 고국으로 돌아온 후, 율리시스는 화물차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가족을 찾고 있다.
'빌리'는 자신이 26번 읽은 '에버네이스 교수'의 모험에 관한 책을 성서처럼 읽는데, 그 책에서 나온 인물 '율리시스'를 언급하며 율리시스가 곧 자신의 가족을 만나게 될 것이라며 확신한다.
율리시스는 뉴욕에서 에밋과 빌리의 조력자가 된다. 후에 나올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서의 '에버네이스 교수'와의 만남은 매우 인상 적인데, 이 소설에 신화와 환상적인 요소를 부여하는 좋은 장치이다.
거액의 유산을 찾아 나누어 가지자고 말하는 더치와 울리, 그저 엄마를 찾아 캘리포니아에 가는 것이 목적인 에밋과 빌리 형제. 이들의 모험은 어떻게 될까!?
사실 중반부까지는 조금 지루한 감도 있고 이야기가 왔다 갔다 해서 진도가 잘 나가지 않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엄청 재밌고 속도감 있게 전개되기 때문에, 조금 인내심을 갖고 버텨 보길 권한다.
에밋을 또 속이고, (이 책에서 에밋은 더치에게 한 3-4번쯤 속은 것 같다) 15만 불이 든 금고가 있는 증조할아버지의 별장에 도착한 더치와 울리. 하지만 놀랍게도 울리는 할아버지 금고의 비밀번호를 알지 못한다.
금고를 어떻게든 열어 보려고 노력하는 와중에, 에밋과 빌리가 별장에 도착하고 에밋은 금고를 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더치, 그리고 윗 방에서 약을 먹고 자살을 한 울리를 보게 된다.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일지도 모르는 더치에게 분노한 에밋은 더치를 죽이거나 경찰에 넘기지는 않는다. 심지어 울리의 유서에 적힌 대로 정확히 유산의 3분의 1을 더치에게 남긴다.
하지만 그냥 남긴 것은 아니고... 수영을 하지 못하는 더치를 자신의 욕심, 욕망(유산의 3분의 1)과 함께 구멍 난 보트 위에 놓고 떠난다.
이제 에밋은 빌리와 함께 정말 링컨 하이웨이를 타고 캘리포니아로 떠날 수 있을 것이다.
링컨 하이웨이 총평
소설 속 인물들은 10대 소년 그리고 8살의 꼬마인데, 이토록 입체적으로 그릴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특히 '더치'의 경우, 작가는 끝까지 이 아이가 나쁜 아이가 아닌 것처럼 묘사하지만, 그 어떤 소설의 빌런보다도 탑티어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모스크바의 신사는 러시아의 한 호텔에 감금되어 32년을 살아가는 구시대의 귀족 이야기였는데, (머무름, 매우 긴 시간, 이전 세대의 인물)
이것은 딱 반대로, 어디론가 가고자 하는 10대 청소년의 딱 10일간의 이야기(모험, 매우 짧은 시간, 새로운 세대)라는 점에서 작가가 인터뷰에서 언급했듯 늘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모든 인물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소설의 시점도 총 8명의 인물의 시점으로 쓰여 있다. 똑같은 상황을 두고도 시간차를 두고 각 인물의 입장에서 서술되기도 하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입체적으로 볼 수 있었다.
아직 남은 볼일이 있다면, 그걸 끝내기로 하자.
우리는 그 같은 문장을 말하기 위해서라면 평생을 기다릴 수 있다.
그리고 막상 그런 순간이 왔을 때, 우리는 담대함과 침착함을 유지하지 못해 그런 말을 못 하기 십상이다.
그런 종류의 침착함은 교육이나 연습의 산물이 아니다.
그 자질을 타고났든가 아니든가, 둘 중 하나일 뿐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은 타고나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 그런 자질의 최상의 모습이 나온다.
p. 131. 작가가 주인공 에밋에 관해 서술하는 부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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